칼럼

[뚜따전 칼럼] 페시치 딜레마, 어찌 합니까. 어찌 해야 할까요.

뚜따전 2020. 5. 16.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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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페시치. 페시치는 현재 FC 서울의 뜨거운 감자다.


딜레마. 그리스어 di(두 번)와 lemma(제안, 명제)의 합성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두 가지 옵션 중 각각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불리한 상태를 말한다. 딜레마란 단어가 2019년 알 이티하드에서 FC 서울로 임대 이적한 페시치의 현 상황에 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페시치는 영입 당시 툴루즈, 아탈란타, 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유럽 내 명문팀에서 뛴 프로팀 경력과 세르비아 국가대표로 차출되어 A매치에서 뛴 기록 등 K리그 외국인 선수 중 상당히 화려한 경력과 서울 측에서 K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최고 대우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영입했다고 말해 세간에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약 1년 3개월 뒤, 페시치는 다시 한 번 언론사와 K리그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FC 서울과 임대 만료 기간이 가까워지면서 최근 국내 언론에서 페시치의 향후 전망에 대한 기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늘 자 기자에선 '페시치 딜레마' 라고 제목에 쓸 정도로 페시치 거취에 관한 주제를 하나의 기사로 할애해 작성할 정도로 페시치 거취는 K리그 내 화젯거리 중 하나다.


과연 서울은 페시치 임대를 연장할까? 완전 영입을 할까? 아니면 임대 만료로 원 소속팀으로 보낼까. 오늘 칼럼에선 페시치 딜레마가 나온 이유, 페시치의 팀 내 입지, 페시치 거취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다.


페시치 딜레마, 왜 생겼는가?


페시치 딜레마가 생긴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 전, 페시치가 어떻게 서울에 왔는지부터 알 필요가 있다. K리그는 최전방 공격수의 클래스와 활약 여부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수도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K리그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몰리나, 데얀, 다카하기, 아드리아노, 아디, 제파로프, 히칼도, 오스마르 등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뽑았던 FC 서울은 2018 시즌엔 코바, 안델손, 마티치, 에반드로 4명을 영입했는데 이 4명의 골 수를 합쳐도 10골을 차지하지 못할 정도로 최악인 외국인 선수들만 뽑았고, 그 시즌 11위라는 창단 이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자 FC 서울은 최용수 감독 아래 대대적인 개혁을 했다. 그 중에서도 확실한 클래스가 있는 외국인 스트라이커 필요하다는 구단-감독 간 공감대가 형성됐고 최용수의 강력한 요청으로 페시치 영입 협상을 했고 페시치는 2019년 2월 임대 종료 후 완전 영입 조항을 포함하며 FC 서울과 알 이티하드 50%씩 주급을 분담하는 형식의 1년 6개월 임대 계약을 체결하며 FC 서울로 이적했다. 초반 득점 1위에 오를 만큼 돈값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울의 기대에 부응하나 싶었지만 후술할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K리그 25경기 10골 1도움이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15억이라는 거액의 연봉에 걸맞지 않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K리그가 연기되고 시간이 흘러 이제 페시치의 임대 기간은 2개월도 채 안남은 상태다. 이에 따라 페시치의 임대 연장, 혹은 완전 영입 여부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2019 시즌 성적, 플레이 스타일 등 여러 이유로 서울 팬 내에서 페시치 거취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페시치 잔류를 찬성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페시치 잔류를 꺼리는 이유? 부상 빈도가 너무 높다


FC 서울 팬들이 페시치에 대해 공통적으로 아쉬워하는 사항은 부상 빈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2019 시즌 초반도 부상으로 인해 3월 10일 교체로 출전했고 3월 30일에서야 선발로 출전한다. 이후 적응한 듯한 페시치는 15경기 9골을 기록하며 FC 서울의 믿을맨이 되었고 한때 K리그 득점 1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결과를 보여주며 서울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6월 30일 울산전 부상 이후 8월 11일에서야 복귀를 하게 된다. 이 때부터 페시치의 부상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페시치가 좋은 활약을 보이자 상대팀에서 페시치를 향해 보이는 집중 견제와 거친 플레이를 하는 리그 특성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고 부상 회복 후 복귀해서 폼이 올라온다 싶으면 부상으로 아웃되고... 이러한 상황이 시즌 내내 반복되니 자연스레 좋았던 폼도 떨어지게 되고, 결국 후반기 1골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다. 정규리그 10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올랐지만 전반기 K리그 득점왕 후보로 오를 정도로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모습에 비하면 후반기에 환장스러운 모습은 분명 아쉬운 모습. 게다가 K리그 내에서 두 번째로 연봉을 많이 받는 외국인 선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연봉값을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또한 2020 시즌 전에도 부상을 입어 고국에서 재활하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도 "컨디션에 따라 출전 여부를 따진다" 고 말했다. 1월 28일 스포츠서울 자 기사에서 페시치가 부상에서 회복해 23일 한국으로 입국했다고 했다. 23일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페시치의 컨디션이 아직 실전 경기에 뛰기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잦은 부상 때문에 관리가 안되는 폼과 컨디션. 이에 따른 최용수 감독의 불신. 당장 최용수 감독의 눈에 띄려면 컨디션 회복이 급선무이다.


알 이티하드가 대놓고 사라고 하는데도 연봉이 너무 높아 서울은 돈을 못 맞춘다


https://dduddazeon.tistory.com/66 (알 이티하드, FC 서울에 페시치 임대 연장 및 완전 이적 요청)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공개한 연봉 자료에 따르면, 페시치가 FC 서울에서 뛰는 동안 받는 연봉은 15억 3천만 원으로 16억 원을 받은 로페즈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연봉이다. 임대 계약 당시 알 이티하드 시절 받던 연봉의 50%일 정도로 원 소속팀에서도 상당히 비싼 연봉을 받았다. 알 이티하드에서 받던 연봉은 약 30억 6천만 원이란 얘기. 서울에서 받는 연봉조차도 영입 당시 알 이티하드가 강등권에 위치해 있어 공격수를 무조건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원 소속팀에 받는 돈에 비해 줄여서 계약할 수 있었다. K리그 전체 팀을 보아도 약 30억 원을 연봉으로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팀은 없다. 최근 알 이티하드가 고액 선수들을 처분하지 못해 재정난이 발생했다는 현지 언론 기사가 나왔고 이 이유로 알 이티하드 구단이 FC 서울에 페시치의 임대 연장 혹은 완전 영입을 요청했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완전 영입은 천문학적으로 높은 이적료와 연봉 문제로 인해 가능성이 희박하고, 부상과 성적 부진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높은 연봉이 가장 큰 이유. 이 때문에 FC 서울 측에서도 임대 연장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시치 잔류에 찬성하는 FC 서울 팬들도 페시치를 잡더라도 15억 내외로 잡는 것이 최선이라는 평이다. 임대 만료가 다가오면서 팀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페시치. 페시치가 진정으로 FC 서울에 더 있고 싶다면, 연봉 문제를 서울과 상의하여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페시치를 내보내자고? 페시치를 내보내기엔 상황도 좋지 않을 뿐더러 너무나 아깝다


위의 이유로 페시치 잔류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서울 팬들은 부상이 너무 잦고, 중-후반기 보여준 저조한 퍼포먼스,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팀에 악영향을 끼칠 뿐이라며 내보내자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페시치를 잔류시키자는 서울 팬들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당장 주전 공격수인 박동진이 국군체육부대에 합격해 2020년 5월에 상무 축구단으로 입대를 함으로써 자연스레 스트라이커 자리에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동진이 입대하면서 FC 서울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지고 믿을만한 전문적인 스트라이커가 부족한 것도 페시치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 아드리아노, 박주영, 이승재, 조영욱, 윤주태, 이인규 등이다. 하지만 조영욱은 잦은 대표팀 차출로 인한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2019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윤주태, 이인규, 이승재 등은 한 시즌을 믿고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기엔 부족하다. 아드리아노는 장기 부상으로 인해 2016년의 모습을 보여줄 지 의문이고, 박주영은 나이가 많은 데다가 2020년이 계약 마지막 해로 은퇴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의 첫 경기인 1라운드 강원 전에서 페시치가 결장하고 박동진이 대신 출전했는데, 3-1로 패배하며 불안안 출발을 보였다. 불안했던 수비, 중원 싸움 패배, 전술적 패착도 문제로 지적됐지만,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한 공격진도 강원전 패배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날 서울의 유일한 득점 루트는 수비수 출신 박동진이었을 정도로 공격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빠른 스피드, 수비를 떨쳐내는 힘, 넓은 활동 범위, 훌륭한 볼 키핑 능력, 좋은 피지컬, 실속있는 드리블, 장신임에도 유연한 플레이 등 팔방미인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고 전반기 보여준 폭발적인 골 감각과 잠시 리그 득점 1위를 차지한 것만 보더라도 개인 기량 부분에서도 검증된 페시치가 분명 어려운 서울의 현 공격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페시치 잔류를 찬성하는 입장인 서울 팬들은 이 정도 클래스를 가진 외국인 선수를 구할 수 있는 지 의문이며, 서울 운영진이 페시치 급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으리란 보장도 없기 때문에 페시치를 잔류시키잔 입장이다.



페시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출처=SBS)


페시치 딜레마는 단순히 가볍게 여길 이야깃거리도 아니고 쉽게 단언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다. 페시치 딜레마는 FC 서울과 최용수, 그리고 페시치 모두에게 2020 시즌에 주어진 과제다. 최용수 감독은 페시치 거취 여부를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에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아직 서울 선수다. 본인의 컨디션에 따른 출전 여부를 따질 것이다." 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무리 임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페시치라도 최용수 감독은 페시치를 FC 서울 선수로 보고 원칙대로 페시치가 준비되지 않으면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페시치 딜레마의 끝은 어딜까. 최용수는 페시치 거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과연 남은 임대 기간동안 페시치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FC 서울의 뜨거운 감자 페시치의 거취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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