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지켰다' 유상철 감독, 인천 '전격 복귀'
새벽 3시, 충격적인 기사가 나왔다. 췌장암 4기로 투병 중인 유상철 前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임완섭 감독의 뒤를 이어 다시 인천에 돌아온다는 단독 기사였다. 핵폭탄과도 같은 소식이 갑작스레 터지자 모든 국내축구 커뮤니티는 충격에 휩싸였고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선 인천의 행보가 왜 비판받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도 써 본다.
아직 완치도 되지 않은 유상철을 감독으로 선임하는 건 무리다.
우선 인천 유나이티드의 결정이 비판받는 이유는 암, 그것도 췌장암 4기 투병 중인 유상철 씨를 감독으로 선임하려는 것, 본인의 의지가 있었더라도 왜 말리지 않았냐는 것이다.
감독 자리, 특히 프로에서 감독의 역할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감독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김봉길 前 인천 감독이 동안이던 노상래 前 전남 감독에게 "얼굴 금방 상할 거다" 라고 말했을 정도로 감독직은 어렵고 고생을 상당히 하는 직업이다.
2020 시즌 인천은 현재 2무 7패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지면서 7연패를 달렸고 결국 임완섭 감독이 경기 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했다.
인천은 임완섭 감독의 후임을 알아봤고 축구계에선 임종헌, 이흥실, 최윤겸 등 다양한 감독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인천의 선택은 아직 오피셜이 아닌 단독이지만 놀랍게도 유상철 前 감독이었다.
아무리 유상철 감독이 항암 치료를 끝마치고 일상생활은 물론 대외 활동도 가능할 정도로 호전되었다고 하지만 감독직은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자리이고 유상철 감독은 현재 췌장암 4기 투병 중이다. 게다가 현재 인천은 7연패를 달리며 꼴찌에 위치하고 있다. 아무리 관리를 해준다고 해도 현 상황의 인천을 본다면 반드시 K리그1에 잔류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당연히 받을 수 밖에 없다.
프로 팀의 감독, 그것도 1군 감독인 경우에는 승리의 영광은 잠깐인 반면 패배에 대한 책임은 전부 감독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감독직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스트레스가 상당한 자리이며, 이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경우 또한 매우 많다.
특히 잔류 싸움을 하는 경우라면 이보다 더 심하다. 반드시 팀을 잔류시켜야 하고 한 경기 한 경기 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 및 잔류 여부가 결정되기에 결과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건 당연하다.
롯데 자이언츠 前 감독이던 故 김명성 감독이 치열한 4강 다툼을 벌이며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안타깝게 돌연사한 사례와 최근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성적 부진 등으로 쌓인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경기 중 갑작스레 쓰러져 긴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사례를 생각하면, 유상철 감독에게 드는 걱정이 괜한 걱정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지저찌 선임 이후 잔류를 이뤄내도 문제가 생긴다. 유상철 감독을 유임을 해도 문제, 내보내도 또 다시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유상철 감독을 무리하면서까지 선임한다?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결정이다.
남은 약속 하나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2019 시즌 경남과의 최종전 종료 직후 인천 서포터즈는 '남은 약속 하나도 꼭 지켜줘' 란 걸개를 들어올렸다. 인천 팬들은 건강해져서 축구팬들에게 돌아와 달란 의미였지만 구단은 팬들과 다른 생각을 했나 보다.
구단은 유상철 감독의 복귀를 통해 성적 부진으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를 살려보고 잔류에 성공했던 2019 시즌을 재현해 보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나게 생겼다. 인천의 이번 결정으로 안 그래도 부진한 성적과 선수들의 태도 문제로 속상한 인천 팬들의 마음에 더 생채기를 내고 말았다.
인천의 유상철 선임 고려는 악수(惡手)이다. 선임 이후 인천 프런트와 유상철 감독 간 악수(握手)하는 악수(惡手)를 우리는 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유비 유상철을 건강한 모습으로 계속해서 보고 싶다. 이번 문제는 인천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향후 인천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문제이다. 인천이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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