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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J리그 최대 이변을 만들다 - 2014시즌 몬테디오 야마가타

by 뚜따전 202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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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J2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한 몬테디오 야마가타

도호쿠 지방에서도 107만 명 (2020년 기준)이 겨우 넘는 도호쿠 지방 야마가타현을 연고지를 삼고 있는 몬테디오 야마가타. NEC 야마가타 축구부로 시작해 1994년 JFL 가입, 1999년 J리그에 가입하며 J2리그에 편입된 야마가타는 2009년 승격해 2011년 18위로 강등되기 전까지는 J2리그에서 중상위권에만 머물러 있던 팀이었다.

그저 그런 성적을 기록하는 작은 클럽이 2014년 J2리그 6위를 기록하며 J1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참가 자격을 얻은 후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4년 만에 J1리그 복귀를 달성하는 쾌거를 누리게 된다. 이 기적적인 승격 드라마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승격을 하게 된 전환점이 된 시합과 함께 야마가타의 2014 시즌을 되돌아본다.

 

고난의 연속이었던 2014 시즌

 

2014 시즌 야마가타는 1995년부터 1998년까지 JFL에서 야마가타를 이끌었던 이시자키 노부히로 감독을 16년 만에 야마가타 감독으로 선임했다. 노부히로 감독의 기본 포메이션은 4-2-3-1. 높은 압박이 주 전술인 축구로, 과거 2년 연속 10위를 기록한 야마가타 반격을 도모했다.

J2리그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야마가타의 성적은 8승 7무 6패로 8위를 기록한 야마가타는 후반기에도 초반 3연패를 당하는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며 29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플레이오프권과 승점 6점 차를 기록하며 11위로 가라앉고 있었다.

하지만 전반기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눈에 띌 정도였고 연승도 없어 두 자릿수 순위에 머물러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5월 말에는 주전 골키퍼였던 시미즈 켄타가 장기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하자 그해 6월 여름 이적시장에 우라와로부터 임대 이적 형식으로 야마기시를 영입했다. 야마기시가 합류한 뒤에도 곧바로 상승세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침체를 겪고 있는 야마가타의 승격 가능성은 그렇게 사라져 가는 것처럼 보였다.

 

위기 상황에서 결정한 쓰리백, 승격의 발판을 마련하다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2014시즌 몬테디오 야마가타의 3-4-2-1 포메이션

 

하지만 30라운드 미토 홀리호크 원정에서 야마가타의 최대의 반전을 마련하는 경기가 된다. 경기 전 야마가타에 악재가 터졌다. 이전까지 출장정지를 제외하고 전 경기 출장했던 디에고가 부상 때문에 출전을 하지 못하게 된다. 주포이자 에이스가 빠진 야마가타는 킥오프 직후부터 미토에 고전하며 힘든 싸움을 이어나갔다. 팀이 계속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기서 이시자키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전반 도중 일찌감치 교체 카드를 꺼내 들고 전술을 4-2-3-1에서 3-4-2-1로 변경하는 강수를 둔 것.

미토와의 경기를 하기 전 2경기에서도 같은 스리백을 쓴 상대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종적으로 2위를 기록하며 승격한 마츠모토와 28라운드에서 수비진이 잘 틀어막으며 간신히 0-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J2리그에서 우승한 쇼난과의 29라운드에서 1-3으로 패배했다. 쇼난전에서 주력 센터백 니시카와 쇼고가 부상으로, 이주영(이태호)은 대한민국 U-23 대표에 소집되어 팀을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포백을 사용하여 경기를 하기엔 한계가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승격 플레이오프권 진입을 위한 추격을 하기엔 어려운 사정. 승격을 위해선 뭔가를 바꿔야만 했다.

3-4-2-1을 사용하며 승리한 야마가타는 4일 후 일왕배 4회전 사간 도스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시자키 감독은 새로운 전술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빡빡한 일정을 고려해 로테이션을 기용했고 기회를 받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으로 화답하며 J1리그 사간 도스를 연장전 끝에 1-0으로 물리쳤다. 이 시합에서 새로운 전술에 적응을 보여 어필한 야마다 타쿠미, 김범용, 카와니시 쇼타, 야마자키 마사토는 후에 주전을 차지해 승격의 주역이 된다.

이어지는 31라운드 에히메전은 사간 도스 전에 이어 다시 원정 경기였다. 이시자키 감독은 선발 멤버 대부분을 로테이션을 쓰며 경기를 치렀는데 여기서 0-4로 대패하고 만다. 이 날 기록한 4실점은 시즌 최다 실점으로 기록됐고 경기 내용으로도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상승세가 본격화된 것은 4경기 만에 홈으로 돌아온 32라운드 교토 상가 전이다. 사간 도스 전에서 활약한 김범용이 왼쪽 윙백, 가와니시와 야마자키가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라인업에 들어갔다. 경기는 가와니시의 어시스트를 받아 야마자키가 기록한 선제골을 지켜내 1-0 승리를 기록한다.

32라운드 교토전 이후 5경기 3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 야마가타는 37라운드에서 강적 오카야마를 만난다. 오카야마를 상대로 5전 전패를 기록하며 야마가타를 난처하게 만드는 상대였지만, 시작부터 야마자키, 카와니시가 골을 거듭해 4-1의 대승을 기록한다. 강적 오카야마를 상대로 연패 탈출과 시즌 첫 리그 연승을 장식함과 동시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6위를 기록했다.

38라운드 요코하마 FC전은 초반의 퇴장으로 10명으로 뛴 상태에서 2-4로 패한다. 한때 7위로 떨어졌지만, 39라운드 로아소 구마모토전은 3-1로 승리, 40라운드 후쿠오카 전도 2-1로 역전승을 기록하며 6위를 탈환한다. 적지에 들어간 제41절의 주빌로 이와타전은 회심의 게임 내용으로 2-0의 완승을 장식해, 3연승을 달성했다. 홈에서 맞이한 최종라운드 도쿄 베르디전은 1-2로 졌지만, 타구장 결과에 따라 6위를 기록하며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됐다.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J리그 역사에 길이 남은 야마가타의 승격 플레이오프 도전기

 

2014 시즌 승격 플레이오프는 J1리그 라이센스를 가지지 않은 기라빈츠 기타큐슈가 5위에 들어가면서 승격 플레이오프는 3팀으로 치루게 되었다. 3위 제프 유나이티드가 부전승으로 결승 진출을 하고 유일한 준결승은 야마하 스타디움에서 행해지는 4위 이와타와 6위 야마가타의 대결. 야마가타는 이 경기 4일 전에 일왕배 준결승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맞붙은 플레이오프 준결승 이와타전, J리그 역사에 남는 게임을 연기하게 된다. 이 날 마츠오카가 제외가 되었고 로메로 프랭크가 31라운드 에히메전 이후 선발로 복귀했다. 야마하 스타디움에서 행해진 41라운드에서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 야마가타는 전반 26분 상대 골키퍼가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나와 공을 걷어내려 했지만 걷어내기에 실패하고 오른쪽 측면으로 볼이 흐르자 뛰어오른 야마다의 원터치 크로스를 디에고가 머리로 넣어 균형을 깨뜨린다.

하지만 하프타임 직전에 동점골을 헌납한 야마가타는 후반 12분 주포 디에고가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예상치 못하게 교체 카드를 쓰게 된다. 경기는 그대로 1-1이었고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리그 순위가 높은 이와타가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수세에 몰린 야마가타는 미야사카를 원볼란치로 변경하고, 교체로 들어간 나카시마 유키, 이토 슌, 반다이 히로키 등이 공격진으로 나온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골키퍼 야마기시의 헤더골.

 

그리고 추가시간에 야마가타가 코너킥을 획득. 전회의 승격도 아는 이시카와가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골키퍼 야마기시의 헤더로 공이 그대로 네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야마기시의 헤더 골은 J리그 내에서 화제가 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골키퍼 헤더골은 당시 J리그가 창설된 이후 사상 처음이었다.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이고 종료 직전 시간대에 넣은 골이기에 일본 축구계에 미친 임팩트는 컸다.

 

야마기시의 극적인 역전골로 결승전에 진출한 야마가타는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맞는다. 주포 디에고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전 시즌 큰 부상을 입은 이후 부활을 한 하야시 료헤이가 원톱으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는 팽팽한 전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야사카가 전반 37분의 왼쪽 코너에서 과감하게 골을 노려 상대 수비진의 동요를 유도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골키퍼에 튕겨진 볼을 받아 크로스를 넣고 중앙에서 상대방의 마크를 따돌린 야마자키가 헤더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전은 야마기시를 중심으로 팀 전원이 몸을 아끼지 않아 1점의 리드를 끝까지 사수했고 무승부만 해도 승격이 좌절되는 2경기 모두 승리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승격을 이뤄냈다.

 

1주일 후 열린 일왕배 결승은 감바 오사카에 1-3으로 아쉽게 지며 창단 첫 일왕배 제패라는 꿈을 이루는 데엔 실패했지만, 짧은 기간 승격 플레이오프 2연전에서 보여준 야마가타의 투지와 끈기는 분명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는 귀중한 자산이었다.

2014 시즌 승격을 이뤄낸 야마가타는 안타깝게도 2015 시즌 한 시즌만에 강등된 이후 아직까지 승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2019 시즌 키야마 타카시 감독이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나 아쉽게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2020 시즌 야마가타의 슬로건은 <전진 - YAMAGATA ICHIGAN>이다. 슬로건처럼, 2020 시즌엔 J1리그를 향한 야마가타의 힘찬 전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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